[인도네시아] 일상; 이민국 다녀오기

해외에 거주하면서 느끼는 것은, 나는 아직까지 한국에서 사는 것이 제일 좋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 동시에 해외에서 살면서 새로운 삶의 패러다임을 경험해보는 일도 나는 좋아한다는 것. 그래서 한국을 떠나는 순간에도 한국이 그리웠지만 그래도 여전히 기회가 된다면 다양한 국가에서 생활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

인도네시아에서의 생활은 나에게 새로운 점이 많다. 물론, 처음 머물러보는 국가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도 나의 일상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전에 단기간씩 머물렀던 해외 생활과 큰 차이가 있다면 그때는 학생이었다는 점이다. 학생비자로 해외에 거주했다는 것은, 나의 일상이 대부분 학교 시스템 안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학생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대행해 주는 부분도 많았다. 그리고 특히 기숙사에서 살았기 때문에 기숙사비 안에 많은 혜택이 포함되어 있었고, 내가 크게 신경 쓸 건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에서는 일상이 다르다. 우선 기숙사를 살면서 신경 쓰지 않았던 집 문제부터 시작이다. 직접 집을 알아보고 이사를 해야 했고, 정수기를 설치하거나, 가스를 교체하는 일 등 생활의 전반이 모두 개인의 몫이다. 한국에서도 모두 했어야 하는 일상이지만, 해외에서 이 과정을 겪는 것은 또 색다른 것 같다. 한국과 사뭇 다른 점이 많으며, 나에게는 모르는 것 투성이다.

​최근에 해결해야 할 문제는 비자였다. 이민국에 두 번 다녀왔는데, 지난번에는 확진자가 발생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얼마 전에 갔을 때는 코로나19로 인한 변화의 모습을 고스란히 볼 수 있었다.

우선 이전에는 이민국에 차를 타고 들어갔었는데, 이제는 차에서 내려 걸어들어오면서 온도 체크를 해야 했다. 지금은 쇼핑몰뿐만 아니라 집에 들어갈 때도 건물에서 온도 체크를 하는 만큼 이건 이미 일상화된 모습인 것 같다. 그래서 예전에는 차로 가득했던 주차장이 텅 비어있었다.

 

온도 체크가 끝나고 들어가자마자 손을 씻는 곳이 있었다. 입구 앞에 두 군데가 있다. 손을 씻고 들어가라는 안내문도 표시되어 있다.

 

이민국 바깥쪽에 있던 대기장소에 사람들이 많이 앉아있던 모습이 기억나는데, 그 의자들은 모두 없어졌다. 대신 안으로 들어가는 걸 한 번 더 체크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곳도 대기할 때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수 있도록 바닥에 X자 표시를 하고 있었다. 이민국 문 바로 앞에 있는 의자에서 대기하다가 번호가 호명된 후 안으로 들어갔다.

​엘리베이터도 직접 누르지 않아도 흰 장갑을 낀 직원분들이 눌러줬다. 엘리베이터 안에도 서야 할 위치가 표시되어 있었다. 이 또한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인 것 같다.

 

의자에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안내가 표시되어 있었다. 보안상 문제가 있을까봐 내부의 모습을 자세하게 찍지는 않았지만, 손소독제가 많이 비치되어 있었고, 문을 손으로 잡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나도 계속 손을 씻고 손세정제를 쓰고 조용히 사진만 찍고 집에 돌아왔다. 얼마 전에 왔을 때까지만 해도 없었던 것들이 보이니까, 현재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가 느껴지는 풍경들이었다. 기사를 통해 소식을 통해 보고 들은 풍경이라도 그것을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은 왜 이렇게 다른 느낌일까. 복잡미묘한 생각 때문인지 머무는 시간은 짧았는데 너무나 길게 느껴졌다.

​비자를 받는 것 자체가 복잡하다기보다 코로나19로 상황과 일자를 보느라 비자를 받는 것이 평소보다 어렵게 느껴졌다. 다행히 비자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해서 지금은 마음이 편해졌다. 그런데 하반기에 영국으로 이동하면서 또 한 번 비자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또 어떻게 상황이 변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https://www.google.com/maps/search/?api=1&query=Kantor%20Imigrasi%20Kelas%20I%20Khusus%20Non%20TPI%20Jakarta%20Selatan&query_place_id=ChIJq6mMJjvyaS4RbeZKtE3qe0Y

Kantor Imigrasi Kelas I Khusus Non TPI Jakarta Selat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