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VR을 접하다
영화에서나 볼법했던 VR을 내가 일상생활에서 접하게 된 건 2017년이었던 것 같다.
2017년, 중국 서안 지역의 병마용(兵马俑)을 보러 갔을 때, VR 기기가 있어서 기억에 남는다. 1,2호갱과 달리 3호갱(坑)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구조여서 병마용을 제대로 보기가 어려웠는데, VR 기기를 활용하여 3호갱을 그대로 구현하고 병마용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게 해놓은 것이다.
그때는 육안으로 처음 접하는 병마용에 놀라움을 금치 못해서 VR에는 그다지 큰 관심이 없었고,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만 옆에서 잠깐 구경했다.
그러다 아쿠아리움, 과학관 등에서 VR을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부산 아쿠아리움에서는 VR을 통해 수족관-강-바다로 나아가는 체험을 해볼 수 있었고, 과학관에서는 방사선 치료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신체 내부에서 관찰하는 VR을 경험했다. 스키점프와 같은 스포츠도 VR로 체험해봤는데, 그건 실제 경사까지 가미되어 가상인 걸 아는데도 무서웠다.
처음 VR을 접했을 때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360도 모두 구현이 되어 실제 그 공간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경사, 회전 등의 움직임이 현실에서 조금만 가미되어도 실제 경험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때부터 관심을 갖게 되어 VR 카페에 가서 게임도 해보고, 기기도 찾아보고 했다. 한때 방탈출 게임에 빠져서 자주 가곤 했는데, VR을 경험한 후로는 시간이 되면 VR 카페에 갔다. 내가 갔던 VR 카페는 1시간에 15,000원 정도였는데, 저렴한 가격이 아니라서 자주 가기는 그랬다. 비싼 VR 카페에 가지 않아도 집에서 카페처럼 커피마시면서 VR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언젠가 꼭 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2020년, 홈VR 입문:)
최근에 VR을 선물로 받았다♡ 그래서 드디어! VR을 집에서 입문하게 되었다. 나는 비기너라 아직 기기나 사용방법에 능숙한 건 아니지만, 이번을 계기로 VR의 모든 기기를 알아봤다. 내가 가지고 있는 VR 기기는 {오큘러스 퀘스트} 이다.
오큘러스 퀘스트의 장점과 단점을 나열해보면,
[장점]
1. 가장 큰 장점은 무선. 번거로운 선들이 필요 없다.
2. 충전도 간단하다. 나는 맥북 충전기로 같이 쓴다.
3. 쉬운 공간 설정, 센서 내장형, 어디서나 할 수 있다.
4. 고사양 노트북이 필요 없다. 핸드폰으로 설치한다.
5. 이어폰/카메라가 내장되어 있다.
6. 충전하면서 사용할 수 있어, 방전 걱정이 없다.
또 개인적으로 Touch 컨트롤러가 2개인 점, 그리고 핸드폰으로 미러링이 가능한 것도 간편해서 좋다.
요약하자면, 나는 오큘러스 퀘스트의 장점은, 간편함인 것 같다. 무선이기 때문에 헤드셋과 컨트롤러 2개만 있으면 어디에서든 VR을 경험할 수 있다.
[단점]
1. 내장형이라 그런지 좀 무겁다. 손으로 들면 괜찮은데, 착용하고 1시간이 넘어가면 나는 좀 무리가 왔다.
2. 컴퓨터로만 설치할 수 있는 게임에 일부 제한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앱에 들어가 보니 생각보다 퀘스트 전용 게임도 많았다.
그리고 무료 게임도 있지만 보통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비기너인 나에겐 퀘스트 전용만으로 충분)
아직은 VR이 신기한 비기너라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많이 보인다 ㅎㅎ VR로 바닷속을 보는 것도 신기, 우주를 보는 것도 신기, 모든 게 신기하다. 테니스를 했더니 땀이 나고 근육통이 왔다ㅠㅠ 평소 운동량이 적은 나에겐 큰 운동효과다.
2045년 VR; 레디 플레이어 원
전 세계 누구든 같은 공간에 접속한 유저들과 직접 말하거나 소통이 가능한데, VR 기기만으로 서로 연결되어 가상의 공간에서 캐릭터로 만난다는 것이 영화를 떠오르게끔 했다.
바로 2045년을 배경으로 한, 레디 플레이어 원 (Ready Player One, 2018) 이다. 소재가 재밌어서 몇 번 봤다.
{영화정보}
영화명: 레디 플레이어 원 (Ready Player One)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개봉일: 2018.03.28
러닝타임: 140분
줄거리는 간단하게, 2045년, VR의 대중화로 암울한 현실을 도피하여 가상현실에서 살아가는 것이 가능해진 세상, 누구든 가상 캐릭터로 뭐든 할 수 있는 가상현실 오아시스(OASIS)에 대한 이야기다.
공간의 제약이 사라진 또 다른 사회,
가상현실에서도 권력과 돈을 독점하려는 사람들,
VR이 현실보다 삶의 더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 세상,
모든 것을 충족시켜주지만 배고픔, 사람에 대한 그리움 등 인간적인 것은 채워주지 못하는 곳,
등등 다가올 미래에 대해 많은 것들을 생각해보고 상상해볼 수 있는 영화였다.
+) 영화 리뷰들을 보면 80년대 감성이 잘 느껴진다는 평이 많다. 우리가 흔히 접해왔던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팝 컬처를 잘 녹아냈다는 리뷰들이 많았다. 나 또한 영화를 보면서 추억의 캐릭터들을 접하는 것이 반가웠다.
여담; 기대되는 미래
내가 처음 영상 전화를 접했던 것은 일상생활이 아니라 과학관에서였다. 100원짜리 동전을 넣고 근접해있는 2대의 컴퓨터로 옆 사람과 초록색 흑백 영상통화를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대한민국 역사 박물관에 가면 휴대폰의 최초 기기부터 지금까지의 변천사도 볼 수 있다. 그것들을 보면서, 나는 발전이라는 단어를 몸소 느꼈던 것 같다.
오늘날 VR 기기도 지금 시대에는 최선이겠지만, 사실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이 너무나도 많다. 그리고 상상 속에 VR이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예측하는 글들도 많다. 초경량, 무접촉 형태 혹은 그 이상을 기대해본다. 부모님이 나에게 삐삐와 휴대폰의 변천사를 들려주셨듯이, 나도 다음 세대에 지금의 VR을 들려주는 날이 머지않아 올 것 같다. 열심히 경험해봐야겠다 :)
'일상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런 인연이 (0) | 2020.07.09 |
---|---|
6월의 어느 일상 (0) | 2020.06.04 |
[인도네시아] 일상; 이민국 다녀오기 (0) | 2020.03.31 |
[인도네시아] 퍼시픽 플레이스 (Pacific Place) 할 거리 (3) | 2020.03.26 |
[인도네시아] 퍼시픽 플레이스 (Pacific Place) 먹을거리 (1) | 2020.03.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