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썼던 기록인데, 티스토리에 남겨본다.
@ 몇 년 전의 기록
대학교 때 처음 룸메였던 친구와
간만에 신촌에 다녀왔다.
오랜만에 간 그곳에서
친구들과 시험 끝나고 같이 놀고,
유학 앞둔 친구 자주 못 봐 어쩌냐고 서로 울고,
또 불투명한 앞날을 걱정하기도 했던
그때의 내가 보이는 듯했다.
오늘 신촌에는 할로윈으로 축제 분위기였고,
많은 사람들이 분장을 하고 파티를 즐기는 모습에
나도 신나고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사뭇 낯설게 느껴졌다.
예전에는 이런 거 없었는데...
새로 생기거나 바뀐 가게들이 많았고,
친구랑 이게 저걸로 바뀌었다는 얘기만
한참 했던 거 같다.
예전에 있던 게 없어지고,
예전에 없던 게 생겨났다.
공간이 사람에게 주는 영향은 굉장한 것 같다.
나랑 친구는 그곳에서 익숙하지만 낯선 느낌을 받았다.
졸업 후에 유독 신촌에는 가고 싶지 않았는데,
나는 그곳에서 꽤 오래 있었기 때문에
그 공간이 지겨워서 그렇다고 생각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그곳에 가고 싶어 하지 않았던 건
지겨워서가 아니라
그 많은 변화들이 그만큼 시간이 흘렀음을
말해주는 게 싫었던 것 같기도 하다.
내가 궁궐을 좋아하는 게
역사나 문화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궁궐은 늘 변함이 없기 때문에
그곳을 더 좋아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변화는 언제나 필요하고
희망과 기대를 담고 있는 표현이지만,
시간이 흘러 무언가가 변한다는 것은
현재의 삶이 좋고 행복한 것과는 별개로
아쉬움과 그리움을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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