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가 소개해 준 만화 내용으로 글을 시작할까 한다. 오른쪽->왼쪽으로 여러분도 한 번 읽어보시길:)
위 만화 내용에서 말하고 있듯이 힘을 원하지만 무슨 힘을 원하는지는 모르는 모습은 마치 나를 보는 것만 같았다. 뭔가 하고 싶은 건 내 마음속에 있는데 그게 정확히 무엇인지를 설명하긴 어렵고, 또 어떤 일과 연계되는지도 명확하지 않았다. 현재의 일도 좋지만 내 관심사는 좀 달랐고, 그것이 국제관계인지 사회학인지 문화인류학인지 처음에는 정확히 알지 못했다.
그러다 국제개발학. 국제교육개발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의 기반이 되는 학문분야가 아닐까 하여 좀 더 알아보기로 했다.
개발이란? 예전에는 더 잘 살게 하는 원조의 의미로 많이 쓰였는데, 요즘에는 인간의 역량과 자율을 확대하는 모든 활동 등이 개발에 해당한다.
영국에서 국제개발학으로 유명한 대학으로는 맨체스터 / UEA / SOAS / 석세스 대학교 등이 있다. 영국 석사는 1년이라는 메리트도 분명 있고, 국제개발학의 학문적 역사도 길기 때문에 영국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점차 늘고 있는 것 같다.
그중 맨체스터와 석세스 대학교의 학풍이 두드러지게 다른데, 석세스는 좀 더 현장 중심, 참여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맨체스터는 왜 개발을 해야 하는 건지 근본적이고 철학적인 질문이 많은 학풍이라고 한다.
오늘은 내가 관심 있는 맨체스터 대학의 개발학 커리큘럼에 대해 찾아보았다.
Structural violence ;
구조적 폭력
전쟁이나 분쟁으로 죽어가는 사람보다 ‘사회구조적 악’ 때문에 굶주림과 불평등에 시달리는 사람이 더 많고, 그 영향이 훨씬 지대하다는 내용이다. 한 개인이 사회의 Mainstream(주류)을 거스르긴 쉽지 않고, 그 저변에는 사회구조적 악이 존재한다는 부분에 대해 다룬다.
Poverty reduction ;
빈곤 감소
빈부의 양극화를 줄여야 한다는 것에는 모두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어떻게 감소해야 할지 방법론이 어려운 부분인데, 이 수업에서는 빈곤이 무엇인가부터 질문을 한다. 빈곤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 정의에 따라 빈곤의 모습도 달라지고 빈곤층의 정의도 달라지며 그럼 해결책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Perspective on development ;개발학 관점
전공 선택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또한 배우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Perspective on development 과목은 개발학의 관점에서 세상을 알려주는 기본 수업이다.
이 수업에서는 종속이론, 사회정의, 맑시즘 등 주요 이론으로, 시대 흐름에 맞게 개발이라는 게 어떻게 정의되고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를 배울 수 있다. 기본과정이지만 워낙 많은 이론을 다루기 때문에 그 이론에 대한 전반적 사전 지식이 있어야 영어로 들어도 무리가 없는 수업이다.
Development research ;
연구 방법론
연구 방법론에 대한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수업이다. 예를 들어 질적연구, 양적연구 등 다양한 연구 방법론의 기본 내용을 다루고 특정 상황에 대해 어떤 연구 방법론이 적합하고 더 필요할지, 그리고 제일 중요한 부분은 (어떤 것이 더 적합할지를 찾는 것이지 무엇이 정답일지가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내가 그 연구 방법론을 택한 나의 주장이 매우 중요한 수업이다.
최고난이도, 난제 ;에세이 쓰기
국제 개발 대학원에서 일부 세부전공에서는 출석 반영이나 시험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수업 때 쓰는 에세이가 중요하다. 그것이 쌓여서 논문을 쓰는 격인데, 에세이 글자 수가 1,500~3,000자까지 장문의 글이다. 에세이의 핵심은 하나의 결론을 향해 다각도에서 증거를 찾는 것이고, 거기에 나의 생각과 확신이 들어가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그 기간에 연구가로서의 예행연습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개발학에서는 개발이라는 거대담론을 정치·경제·사회·문화·인류 등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본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학이나 문화인류학 등과 연계하여 연구하기도 한다.
앞으로 이 분야에 대해 알아보면서 동시에 왜 개발학을 공부하고자 하는지, 대학원이 최선인지 등에 대해 스스로 반문을 해보려고 한다. 많은 기관들이 석사 수준의 학위를 요구하는 것은 사실이나, 더 이상 석사가 일자리를 보장하지는 않기 때문에, 진지한 고민과 확신 없이는 선택하면 안 될 것 같다. 물론 여기에 결단력도 필요하고 갈 길이 멀다.
(이 글은 팟캐스트 ‘국제개발부’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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